처음 블로그를 만들 때, 책리뷰와 영화리뷰를 많이 올리려고 했었는데 그게 생각처럼 잘 안 된다. 지지난 주에 개봉하고 막 본 영화인데 이제서야 <밀양>의 리뷰를 남긴다. 내가 보기 전에는 전도연이 프랑스 칸 영화제 여우 주연상을 타기 전이었고, 영화관에 갔다가 <캐리비안의 해적 3>가 다 매진되어서 계획없이 본 영화다.
그 사람은 이미 용서를 받았대요. 근데 내가 어떻게 다시 그 사람을 용서하냐 고요.
- 피아노 강사 이신애 (전도연)
그러믄 식사한번 같이 하시까. 예~
- 카센터 사장 김종찬 (송강호)
<밀양>에서 가장 인상에 남는 대사를 꼽으라면 저 두 가지 대사를 고르겠다. 위 대화에서도 느낄 수 있듯이 <밀양>은 전도연의 영화다. 영화 속에서는 남편을 여의고 아들과 함께 살아가는 이 시대의 늙지 않은 아이 엄마 전도연(신애)이 겪은 너무나도 진솔한 삶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송강호(종찬)는 전도연을 사랑하는 카센터 사장으로 극중에서 큰 비중을 가지진 않지만 전형적인 경상도 청년의 모습이 너무나 자연스럽게 보여주면서 영화가 너무 무거워 지거나 침울해 지지 않도록 밸런스를 조절해주는 역할을 한다.
영화의 이야기는 크게 네 단계로 진행된다.
- 신애(전도연)가 아이와 함께 밀양으로 오게 된다.
- 신애는 아이를 잃어버린 큰 시련을 겪고 하느님으로부터 구원받게 된다.
- 신애는 아이를 죽인 범인에게 하느님을 뜻을 전하기 위해 찾아가지만 오히려 신앙을 잃게 된다.
- 신애는 병원에서 휴식을 취한 후 다시 일상으로 돌아온다.
이 일련의 단계 속에서 전도연은… 아이에 대한 사랑, 잃어버린 슬픔, 시련을 극복하려는 의지, 그리고 자신을 슬픔을 안겨준 자에 대한 “용서”에 대한 감정을 잘 표현 하였다. 그 중 클라이막스는 “용서”에 관한 부분이다. 신애는 자신의 아들을 유괴한 후 살해한 범인을 용서하기 위해 교도소에 꽃을 들고 찾아간다. 그 곳에서 범인은 이미 하느님으로부터 용서 받았다고 말한다.
- 전능하사 천지를 만드신 하느님, 구원을 해주신 하느님은 나의 원수를 마음대로 용서해도 되는 것일까?
- 원수는 언젠가는 용서해야 하는 존재일까?
<밀양>은 너무 다큐멘터리 같은 영화라서 영화 관람을 통해 즐거움을 얻고, 휴식을 취하려는 사람들에게 그리 유쾌한 영화는 아닐 수 있다. 나 또한 그런 사람들 중 하나인지라 주변의 사람들에게 그다지 추천할 만한 선택은 아닌 것 같다. 하지만, 큰 시련을 겪을지 모르는 혹은 큰 시련에 겪는 이를 주변에서 볼지 모르는 이 시대의 사람들에게 아픔을 간접적으로나마 느끼게 해주는 작품임에는 분명한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