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마케팅 수업을 듣다가 5월 31일날 있었던 지방선거의 이야기를 비지니스 마케팅 관점에서 케이스 스터디를 만들어 보았다. 뭐 별건 아니지만 재미삼아 읽어 볼만 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정치 쪽에 관심이 있다면 더욱 재미가 있을 듯..
요즘 같은 세상에서는 무엇을 하는 사람이든 간에 마케팅에 대한 기본적인 마인드는 가지고 있는 것이 필요하다. 사업을 하던 연구를 하던 정치를 하던 말이다. 사실 난 이러한 것을 뒤늦게 알았다. 너무나 뒤늦게 알아서 사실은 좀 안타깝다.
2006. 06
열린우리당의 새로운 활로 모색
노무현 대통령 당선이후 정치개혁을 실현하기 위한 목적으로 창당된 열린우리당은 2004년 312 탄핵사건의 후폭풍으로 415 총선에서 과반수 의석을 확보하나, 2006년 531 지방총선에서 한나라당에 완패하여 창당 이후 최고의 위기를 맞았다. 열린우리당은 이 절체절명의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까?
열린우리당의 지도부는 당의 의장을 교체하고, 이 위기를 극복할 방법을 모색한다. 그 방법 중 하나로 유능한 마케팅 전문가인 당신을 마케팅 컨설턴트로 고용하였다. 열린우리당의 마케팅 컨설팅을 맡은 당신은 이 난국을 어떻게 헤쳐 나갈 것인가?
정치 산업(Political Industry)
한국의 정치 산업은 대통령, 국회의원, 광역단체장, 지방의원 등의 카테고리가 있다. 여기서 대통령 카테고리는 가장 수익성이 높은 카테고리로 5년에 한번 시장이 열린다. 이때 각 기업(정당)에서 가장 우수한 상품을 입찰하게 되고, 가장 많은 고객을 확보한 상품이 낙찰 된다. 시장에서 낙찰된 기업은 막대한 이익을 남기게 된다. 마찬가지로 국회의원, 광역단체장 카테고리도 4년에 한 번씩 시장이 열리게 되고, 기업은 가장 많은 고객을 유치하는 것이 가장 많은 이익을 얻을 수 있다.
정치 산업에서 상품에 대한 구매와 지불은 동시에 이루어지지 않는다. 소비자(시민)들은 일단 자신이 가장 마음에 드는 상품을 선택하며, 소비자들에게 가장 많이 선택되어 낙찰된 상품이 수입을 얻게 된다. 이 상품의 영향에 따라 소비자들은 추후에 정해진 비용(세금)을 지불하고, 각종 부가 서비스(복지혜택)를 받게 된다. 또한 상품의 기능에 따라서 물가, 세금, 주가, 금리, 부동산 시세, 경기가 변동하게 되는데 이는 소비자들의 자산에 큰 영향을 준다. 정치 시장에서는 기업에서 출시한 상품이 동일한 모델을 가질 수 없고, 각각의 특성이 다르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구매를 결정할 때 어느 상품이 자신에게 가장 많은 혜택을 줄 수 있을지 판단하기가 매우 어렵다. 따라서 기업들은 효과적인 마케팅으로 소비자들의 잠재적인 이익을 충족시켜줄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시 된다.
정치 산업에 진출한 기업들에 대한 소비자들의 신뢰도는 높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는 각 기업들이 허위/과대광고를 하여 광고에 비해 제품의 품질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았으며, 기업들은 R&D투자를 통한 품질 경쟁보다는 경쟁사의 제품의 허점을 찾아내는 비난일색의 경쟁 형태를 보여 왔기 때문이다.
Company & Competitor
한국의 정치 산업은 경쟁이 매우 치열한 산업으로 열린우리당, 한나라당, 새천년 민주당, 민주노동당이 각자의 색깔을 가지고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한나라당의 뿌리는 작게 보면 1988년 민주정의당의 노태우(당시 대통령), 통일민주당의 김영삼, 신민주공화당의 김종필의 M&A결정으로 탄생한 민주자유당으로 볼 수 있다. 민주자유당은 김영삼을 대선에 낙찰시키는 등 정계의 주도권을 잡았으나 많은 비리와 의혹, 무능력함으로 소비자들을 실망시켰다. 이들은 자신의 브랜드가 소비자들의 신뢰를 잃을 때마다 회사 이름을 신한국당, 한나라당으로 개명하면서 기존의 이미지를 쇄신시켰고, 영남권을 중심으로 로열티가 높은 고객들을 기반으로 명맥을 유지해 왔었다. 하지만 1997년 대선에서 상품을 단일화 시키지 못하여 자사의 두 가지 제품이 경쟁하는 제살 깎아먹기(Cannibalization)가 발생함으로서 시장 주도권을 민주당에게 빼앗겼고, 2004년 탄핵안 상정 이라는 우를 범하면서 열린우리당에게 시장점유율 1위를 빼앗기게 된다.
한나라당의 핵심 상품들은 해방이후부터 시장자본주의의를 통해서 기득권을 가져왔던 사람들이다. 이들은 자신들이 가진 자본과 기득권을 유지하려는 경향을 가지고 있으며 미국/일본 등 경제대국과의 원만한 대외관계, 대기업을 중심으로 하는 고속 성장을 옹호한다.
민주당 후보로 당선이 된 노무현 대통령과 그의 측근들은 김대중 전 대표를 중심으로 운영되던 기업 운영에서 벗어날 필요성을 느낀다. 이 들은 정치개혁, 부패척결, 정부개혁, 지방분권, 균형발전을 추구한다는 구호아래서 2003년 11월 민주당에서 분사 후 기업 이름을 열린우리당으로 정하였다. 분사이후 2004년 탄핵이라는 사상 초유의 사태를 맞았으나 이를 잘 이용하여 이어지는 총선에서 과반수 의석 확보하게 된다.
열린우리당의 몇몇 핵심 상품들은 과거 민주화를 위해 독재와 투쟁했던 사람들이다. 이 들은 기존의 정치를 개혁하고자 하는 세력으로 새로운 정치에 대한 갈망이 높다. 그렇지만 이러한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는 열린우리당은 브랜드 인지도와 고객 로열티를 보유한 스타 상품이 없는 단점을 가지고 있다.
민주당은 열린우리당의 분사이후, 호남 지역기업의 위상만 조금 유지하고 있다.
민주노동당은 대기업 등의 노동조합 활동하던 노동운동 출신, 개방에 반대하던 농민운동 출신, 시민운동 출신의 좌파 성향 상품을 주축으로 하는 기업이다. 이 들은 고속 성장보다는 분배를 더 중요시 하며 자본주의의 모순을 해결하고, 민주 평등 해방이 이루어지는 사회를 지향한다.
Consumer Behavior
한국은 만 19세 이상의 소비자만이 시장의 입찰에 참여할 수 있다. 소비자들은 일간지 1면에서 방송사의 메인 뉴스에서 기업의 동향을 쉽게 접할 수 있다. 소비자들은 이들 기업들의 무능력함과 거짓말에 많이 지쳐있어 제품의 품질을 보기 보다는 기업들의 보여주는 감정적인 행동이나 새로운 행동을 주시하는 경우가 많다.
정치 시장의 소비자들은 50%~70%가량만이 입찰에 참여하며 나이가 올라갈수록 입찰하는 비율이 높아지는 경향을 가지고 있다. 소비자들은 제품을 선택할 때 제품의 브랜드를 중요시하는 경향이 크며, 50세 이상의 고 연령층 소비자들은 자신이 선호하는 기업을 잘 바꾸려고 하지 않는 높은 브랜드 로열티를 가지고 있다. 이 고객들은 주로 어느 지방에서 생산한 제품인지를 구매 기준으로 삼는 경우가 많다.
소비자와 제품은 그 성향에 따라서 사회주의를 선호하는 측을 좌파, 자본주의를 선호하는 측을 우파로 구분하기도 한다. 또 현재 사회상태의 변화에 대한 입장에 따라서 보수와 진보로 성향을 구분하기도 한다. 자신의 뚜렷한 성향을 가지고 있는 소비자들은 보통 자신과 성향이 비슷한 기업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하다.
절대 다수의 소비자들은 부유하게 살고 싶어 한다. 소비자들은 세금은 적게 내고 싶어 하지만 의료보험, 국민연금 등의 혜택은 더욱 많이 받고 싶어 한다. 소비자들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예금, 주식, 부동산, 판매재의 가치가 더욱 올라가기를 원하지만, 자신이 구매해야 하는 소비재의 가치는 더욱 떨어지기를 바란다.
최근에 있었던 531 지방선거에서 소비자들의 마음을 흔들었던 것은 한나라당의 대표상품인 박근혜의 피습사건이다. 한나라당은 이 사건을 정략적으로 이용하여 시장점유율을 획기적으로 늘릴 수 있었고 경합지역이었던 대전, 제주지역에 상품을 낙찰시킬 수 있었다. 이처럼 한나라당은 감정에 호소하는 감성마케팅을 자주 사용해 왔으며, 이성에 호소하는 열린우리당의 마케팅 전략이 비해 고객들을 사로잡는데 훨씬 효과적인 결과를 많이 가져왔다.
Marketing Strategy
기존 정치 산업의 기업들은 자신의 출신 지역에 따라서 로열 고객층을 보유하고 있는 경우가 많았다. 한나라당은 영남과 서울 강남, 자유민주연합(한나라당과 통합)은 충청, 민주당은 호남의 로열 고객층을 보유하고 있었다. 이 고객들의 로열티는 매우 높아서 기존의 선거에서는 특별히 선호하는 기업이 없던 서울, 경기도의 유동층과 20대 젊은 고객층을 사로잡는 것이 사업 성공의 관건이었고, 이들을 사로 잡기위해 많은 노력을 해왔다.
한나라당의 막강한 마케팅 파워는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이하 조중동)를 중심으로 하는 막강한 홍보 네트워크를 장악에 있다. 조중동은 국내 신문시장의 66.1%가량을 차지하는 Big 3 언론사로 한나라당과 같은 성향과 색깔을 가진 사설과 보도로 한나라당의 확실한 홍보도구가 되고 있다. 이러한 홍보는 신문사의 권력을 독점하고 있는 사주 1인의 전횡에 의해 이루어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언론들이 주로 쓰는 방법으로는 제품의 희석작전과 잘못 떠넘기기 등의 전략이다. 이 전략들은 한나라당이 역사적으로 많은 불량품으로 소비자의 기대를 저버렸음에도 불구하고, 양비론으로 논점을 흐리거나 자극적인 제목을 뽑아서 다른 당의 결점을 과장시키거나 불량률의 원인을 떠넘기는 기법으로 소비자들의 이성적인 판단을 혼동시키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
인터넷이 등장한 이후 기업들의 마케팅에도 많은 구도 변화가 있었다. 고객들은 기존의 신문과 방송이 아닌 새로운 매체에서 기업들의 정보를 얻을 수 있게 되었다. 다소 젊은 층으로 구성된 열린우리당은 네티즌들을 마음을 흔드는 사이버전에서 매우 강세를 보여 왔었다. 1997년 당시만 하더라도 대선에서 노무현이 낙찰된 것도 인터넷의 영향이라고 말할 수 있을 만큼 인터넷에 강세를 보여 왔지만 지금은 한나라당 등이 인터넷 홍보에 많은 인력과 자본을 투입함으로서 열린우리당의 지지기반이자 주요 고객층이던 네티즌들도 더 이상 열린우리당을 쉽기 지지하지 않는다.
열린우리당은 특정 지역에서만 지지받는 지역기업이 되기보다는 전국을 통합할 수 있는 전국기업 되겠다는 비전을 내걸고, 민주당에서 분사하였다. 이것은 기존의 특정 지역에 독점권을 지고 있던 기업 운영에서 벗어나 전국을 대상으로 고객층을 확보해가겠다는 전략이었다. 그러나 열린우리당의 전국기업 전략은 소비자들에게 크게 어필하지 못하였고 열린우리당은 어느 지역에서도 크게 지지받지 못하는 기업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Problem
이처럼 한때 시장의 주도권을 확보하였던 열린우리당은 소비자들에게 신뢰를 잃고, 기업 최대의 위기를 맞았다. 열린우리당 내부에서는 민주당과의 통합, 고건 전 국무총리의 영입 등 새로운 대안들이 제기 되고 있다.
이제 2007년 12월 대선이 1년 반 앞으로 다가온 시점에서 열린 우리당은 이 대선에서 승리하기 위해서 1년 반 동안 어떠한 전략으로 소비자들을 사로잡아야 하겠는가?